세월호 일반인유가족협의회 김영주 부위원장(49)의 어머니 신경순씨는 자전거 동호회원들과 함께 제주로 가던 세월호에 탑승했다가 유명을 달리했다. 김 부위원장은 사고 사흘째 되던 날 팽목항에서 어머니를 마주했다.
“세월호 침몰 당일 저녁에 어머니 친구분께 전화가 왔어요. 자전거 동호회에서 제주도를 가신다고 했는데 그 배를 탔다는 거예요. 사실 저는 어머니께서 그 배를 탔다는 것 자체를 몰랐어요. 그냥 ‘엄마 잘 갔다 올게’ 하시길래 인사만 했거든요. 저한테 일일이 다 말씀을 안 하셨으니까요. 어머니는 일평생 자식들 키우는 데 전념하셨던 분이세요. 연세가 드시고 관절이 안 좋아지다 보니 자전거를 타기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힘들고 아프니까 잠깐잠깐 타다가 동호회에 가입한 뒤로는 멀리 가는 것에 거부감도 없어 보였어요.
세월호 참사를 겪으면서 일반인 희생자 가족들은 소외감을 느끼기도 했어요. 단원고에 대한 이야기는 많은데, 일반인 희생자분들에 대해서는 관심이 적었으니까요. 동일한 참사에서 일반인 희생자 유가족처럼 소외되는 사람이 없었으면 좋겠어요. 사실 단원고 학생들의 부모님이 더 힘들 거라는 걸 저희도 느끼고 있었어요. 그래서 살짝 뒤로 빠져 있기도 했어요.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초반에 더 적극적으로 활동했어야 했구나 싶어요. 진상규명 등 여러 가지 활동에서 좀 더 적극적으로 못했던 게 많이 아쉬워요.
관심도 힘이 되지만 무관심도 힘이 되더라고요. 독이 오른다고나 할까요. 사흘째 되던 날 어머니와 함께 단원고 희생자 두 명이 육지로 올라왔는데 단원고 희생자들은 구급차가 바로 배정되었어요. 그런데 일반인 희생자들은 개인적으로 사설 구급차를 불러야 한다는 거예요. 그래서 돈을 주고 사설 앰뷸런스를 불러 어머니를 모셨어요. 아무리 생각해도 그때 일은 유가족이 할 일은 아니었다고 생각해요.
세월호 참사 때 진상규명이나 책임자 처벌이 되고 매뉴얼이 제대로 갖춰졌다면 이태원 참사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 같아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참사만 벌어지면 컨트롤타워가 사라져요. 세월호를 교훈 삼았다고 하면 참사가 이렇게까지 계속 나지 않을 것 같은데, 사회가 어떤 방식이든 바뀌었으면 좋겠는데… 지난 10년 동안 잘 안 바뀐 것 같아요. 희망을 조금 가져보기는 하는데… 바뀌기는 할까요?
누가 봐도 납득할 수 있게 정확한 진상규명이 되어야 합니다. 일반 시민들도 이해할 수 있는 진실이 하루빨리 밝혀졌으면 좋겠어요. 그래야만 우리 사회가 한 발짝 앞으로 내디딜 수 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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