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번호:108120120
이름:오선미(가명·45)
주소:경남 밀양시
전화 건 사람:김영화 기자

오선미씨의 목소리 사이로 ‘엄마’를 찾는 칭얼거림이 섞여 들렸다. 네 살배기 둘째 아들이었다. 〈시사IN〉을 구독한 지는 10년째이지만 오씨는 육아를 전담하느라 최근에는 거의 읽지 못했다. “3년쯤 된 줄 알았는데 언제 시간이 그렇게 흘렀죠?” 코로나19 유행으로 학교와 어린이집 개학이 연기되면서 오씨는 집에서도 할 일이 늘었다.

경남 밀양에 내려온 건 2년 전이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보건교사로 일하다가 남편의 근무지가 이곳으로 바뀌었다. “정치 성향이 맞지 않는 사람들이 많은 곳”이라 오씨는 고립감을 느낄 때가 많다. 특히 이번 총선 결과를 보고 ‘보수 텃밭’이라는 말을 실감했다. 오씨는 2011년 ‘나꼼수’를 들으며 정치에 관심을 가지게 된 진보 성향의 독자였다. 〈시사IN〉을 구독하면서 “그래도 내가 뭔가는 하고 있구나” 하는 위안을 얻는다.

두 자녀 모두 아토피가 심한 탓에 안전한 먹거리와 민간요법에 관심이 많다. 특히 둘째 아들은 단백질이 함유된 음식에 알레르기 증상을 보여 우유, 고기, 콩 등을 먹지 못한다. “단백질이 들어간 백신을 맞거나 의약품을 쓰고 나서 아이들에게 부작용이 심해졌어요.” 오씨가 백신 의무 접종에 조심스러워하는 이유다. 〈시사IN〉이 다뤄줬으면 하는 주제가 있느냐고 묻자 오씨는 “육아하는 부모들이 처한 다양한 상황들이 고려되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특히 ‘안아키(약 안 쓰고 아이 키우기 카페)’에 대한 언론 보도가 맹신도들의 집단처럼 묘사되는 것에 불편함을 느낀다. 민간요법과 같은 ‘대안’이 필요한 가족들이 있다고 생각한다. 무차별적인 비난에 마음을 다칠 때도 있었다. 오씨는 “언제나 소수 의견이 있지 않나. ‘낙인찍기’만으로는 문제 해결이 어렵다”라고 말했다.

기자명 김영화 기자 다른기사 보기 young@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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