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2일 중국 우한에서 독일 군용기를 타고 귀국한 독일인 124명 중 2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2월6일 현재 독일의 신종코로나 확진 환자는 12명이다. 프랑크푸르트에 입국한 124명은 도착 직후 간단한 문진과 진료를 받았다. 이 중 의심 증상을 보인 1명과 다른 질병을 가진 10명은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되고, 나머지는 2주간 격리시설에 보내졌다. 의심 증상을 보인 1명은 신종코로나에 감염되지 않았고, 확진 판정을 받은 2명은 수용시설에서 양성반응을 보여 프랑크푸르트 병원으로 이송되었다.
나머지 확진 환자 10명은 모두 바이에른주에 위치한 자동차 부품기업 베바스토(Webasto)의 직원과 가족들이었다. 이들은 중국 상하이에서 출장 온 같은 회사 중국 직원한테 감염되었다. 이 중국 직원은 독일에서는 감염 증세가 없었던 것으로 잘못 알려지며 무증상 전염 사례로 국제학술지에 보고되기도 했지만, 바이에른주 보건 당국이 확인한 바에 따르면 그는 이미 독일에서 가벼운 증상과 함께 근육통과 피로감을 느꼈다. 확진자가 발생한 베바스토는 2주간 휴무에 들어갔다. 바이에른주 보건 당국의 보고에 따르면 확진자들의 건강 상태는 양호하며, 베바스토 직원 80명을 비롯한 확진자와 접촉한 150명이 자택 격리 조치에 들어갔다.
옌스 슈판 독일 보건장관은 최근 인터뷰에서 “독일은 신종코로나에 대비하고 있으며 현 상황은 유행성 전염병을 논할 만한 수준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감염 전문가나 보건의료 전문가들도 언론 인터뷰에서 “현 상황은 보호 마스크가 긴급하게 필요한 상황이 아니며, 마스크는 이미 감염된 환자들이 외부로 바이러스를 옮기는 것을 막는 데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확진 환자가 늘면서 시민들 사이 불안감이 퍼지고 있다. 살균 소독제 수요가 급증하고, 마스크 소비도 늘고 있다.
불안이 확산되면서 중국인을 포함한 아시아인에 대한 인종차별 사례가 SNS를 중심으로 공유되었다. 아시아인들은 공공장소에서 인종차별적 모욕을 당하거나 바이러스를 옮기는 사람으로 간주되는 등의 경험을 SNS에 올렸다. 아시아인에 대한 인종차별 범죄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지난 1월31일 베를린에서는 두 여성이 한 중국 여성을 바닥에 넘어뜨려 침을 뱉고 폭행한 뒤 도주했다. 독일 경찰에 따르면 이 사건이 신종코로나 확산에 따른 혐오 범죄인지 확인되지는 않았다.
유력 주간지 〈슈피겔〉의 표지사진 또한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2월1일자 〈슈피겔〉은 커버스토리로 신종코로나를 다루며 ‘메이드 인 차이나(Made in China)’라는 제목을 달았다. 주독일 중국 대사관은 〈슈피겔〉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성명을 냈다. 〈디벨트〉는 ‘메이드 인 차이나’라는 낙인이 독일에서 질이 낮은 값싼 물건을 의미한다며 〈슈피겔〉을 비판했다.
논란이 된 슈피겔 기사는 전 세계가 신종코로나라는 전염병 때문에 처하게 된 모순적 상황을 분석했다. 독일 또한 중국에 대한 경제 의존도가 높다. 〈슈피겔〉은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사람들 간의 교류를 줄이는 것이며 그런 점에서 우한을 봉쇄하고, 우한 및 인근 지역의 사람들을 통제하는 중국 정부의 조치가 옳다는 전문가의 의견을 소개했다. 이런 조치가 세계화 시대에 반하지만 모순적이게도 이것이 바이러스를 막기 위해 지금 가장 필요한 방법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차이트〉는 ‘〈슈피겔〉 기사 자체는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표지는 사람들을 분노하게 만들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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