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IN 신선영1월11일 송가인의 팬카페 ‘어게인’ 회원들이 ‘〈내일은 미스트롯〉 전국 투어 청춘콘서트’장 앞에서 송가인을 응원하고 있다.

말주변이 없다며 인터뷰를 걱정하던 권명섭씨(53) 얼굴에 화색이 돈 건 거실의 ‘굿즈(goods) 장’을 열고서였다. 5단짜리 장에는 가수 송가인의 모습이 그려진 분홍색 굿즈들이 가지런히 진열되어 있었다. 소주잔부터 LP판, 돋보기, 손수건 등 종류가 다양했다. “우리 가수님이 핑크색을 좋아해서요” “여기는 가수님이 한복 입고 뮤비 찍은 곳이고요”…. 굿즈에 얽힌 이야기가 수두룩했다. TV조선 〈내일은 미스트롯〉을 스무 번쯤 돌려 봤으니 모르는 게 없다. 지금까지 굿즈를 사는 데 든 비용은 70여만원. 송가인 팬카페 ‘어게인(Again)’ 회원이 된 지 7개월째다.

그는 닉네임 ‘봄이 파더’로 활동한다. 봄이는 반려견 시추의 이름이다. 권씨의 갑작스러운 변화를 지켜보고 있는 아내 윤은희씨(50)에게는 “기가 막힐 노릇”이다. “남편은 좀 무뚝뚝하고 내성적이었는데, 완전 다른 사람이 되었어요.” 7개월 전만 해도 회사와 집밖에 모르던 그는 소파에 누워 텔레비전 보는 것으로 주말을 보냈다. 어느 날 아내 윤씨가 송가인의 ‘한 많은 대동강’ 공연 영상을 보내주었다. 이후 그의 삶에 전에 없던 신세계가 펼쳐졌다. “노래가 내 가슴으로 파고든 건 처음이었다니까요. 몸에 전율을 느낀다고 해야 하나.” 송가인이 광고하는 소주와 과립형 홍삼이 집안 곳곳을 차지하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굿즈용 장이 들어섰다. 그는 요즘 어게인 회원들이 모이는 ‘번개(모임)’에 참석하기도 하고 주말마다 송가인 콘서트를 응원하러 다니느라 바쁘다.

ⓒ시사IN 신선영자택에 송가인과 관련된 굿즈를 전시한 수납장을 둔 권명섭씨.

팬카페 회원의 76%가 5060

1월11일 토요일 오후 1시가 되자 진분홍색 점퍼를 입은 권씨가 굿즈 장에서 응원봉 하나를 꺼내 집을 나섰다. 경기도 성남에서 〈미스트롯 전국 투어 콘서트〉가 열리는 날이었다. 차에 시동을 걸자 송가인 1집 타이틀곡인 ‘엄마 아리랑’ 전주가 나왔다. 권씨의 애창곡이다.

원래도 콘서트장에 익숙했다. 두 딸을 데리러 여러 차례 간 경험이 있다. 19세, 20세인 두 딸은 각각 보이그룹 블락비와 힙합 음악의 열혈 팬이다. 콘서트 스탠딩석 앞자리를 사수하겠다며 공연장 앞에서 하룻밤을 꼬박 새우거나, 팬 미팅 당첨 확률을 높이기 위해 CD를 10장씩 사오는 딸들을 보며 권씨는 화도 많이 냈다. “그때는 정말 돌아버리는 줄 알았어요. 소통이 전혀 안 되는 느낌이랄까요.” 송가인에게 ‘입덕’하고 나서야 딸들의 마음을 이해하게 되었다. 두 딸에게 팬카페 가입 방법과 음원 사이트 멜론에서 스밍(스트리밍)하는 법을 배웠다. “우리 세대는 참 자식들에게 많이 배우는 것 같아요.” 서먹했던 부녀 사이에 대화거리가 생긴 것이 가장 큰 변화다. ‘피켓팅(피 말리는+티케팅)’에 도가 튼 큰딸 덕분에 송가인 단독 콘서트도 앞자리에서 볼 수 있었다.

권씨 가족만 겪는 일은 아니다. TV조선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 〈내일은 미스트롯〉에서 우승을 거머쥔 송가인에게는 아이돌 못지않은 팬덤이 있다. 지난해 11월 열린 송가인의 첫 단독 콘서트가 예매 시작과 동시에 매진되었고, 그의 고향 전남 진도에는 송가인 본가를 찾는 팬들이 몰려 지역이 활기를 띠었다. 지난해 11월에는 송가인 팬카페가 그의 정규 앨범 발매를 기념해 서울 및 수도권 지하철역 25곳에 광고를 설치했다. 이 같은 ‘송가인 신드롬’의 배경에는 권명섭씨 같은 중년층부터 은퇴를 앞둔 베이비부머 세대를 주축으로 한 열혈 팬덤이 존재한다.

2019년 3월18일 개설된 송가인 팬카페 어게인의 회원 수는 5만1000여 명이다. 1월15일 하루 동안 진행된 팬카페의 자체 설문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3173명 중 50대가 가장 많았고(52%), 60대(24%), 40대(18%) 순이었다. 응답자 3133명 중 남성이 67%, 여성은 33%로 집계되었다. 프로그램이 종영한 지 9개월이 지났지만 아직도 2주에 1500여 명이 새로 가입할 정도로 활발하다. 카페의 활성화 정도를 가늠하는 ‘활동지수’를 기준으로 네이버 팬카페 중 1위다. 회원 수로는 아이유 팬카페(12만), 방탄소년단 팬카페(7만) 등에 이어 7번째를 기록했다.

ⓒ시사IN 신선영어게인 인천지역 고문 역할을 하는 허정씨(아래 오른쪽)가 어게인 회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팬들끼리 안부 묻고 경조사 챙겨

점심시간 즈음 권씨가 집 근처 보리밥 식당에 들어서자 핑크색 점퍼와 모자를 맞춰 입은 무리가 그를 반겼다. 옷에는 ‘어게인’ 로고가 찍혀 있었다. 인천 지역 어게인 회원들이었다. 36세 회사원부터 50세 주부, 정년을 앞둔 64세 고등학교 교사 등 7명이 있었다. 인근 지역에 공연이 있을 때마다 카풀(차량 공유)을 하거나 관광버스를 빌려 함께 이동한다. “소풍 가면 막 설레잖아요. 지금 딱 그런 느낌이에요.” ‘방글이’라는 이름표를 달고 있는 하미숙씨(62)가 말했다. 연령대와 직업군은 다르지만 사는 동네가 가까워 자주 번개(모임)를 가지면서 친해졌다. 팬들끼리 정치나 종교 얘기는 꺼내지 않는다. 송가인이라는 주제 하나만으로 세대와 지역을 초월해 서로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로 닉네임으로 부르는 것이 원칙이지만 이제 형님·동생·언니·형부 하는 사이가 되었다.

송가인 팬카페 어게인은 전국 단위로 분포되어 있다. 서인경(서울·인천·경기), 강원, 대세충(대전·세종·충청), 대경(대구·경북), 광전(광주·전라), 부울경(부산·울산·경남), 제주 지역으로 나뉘고 지역마다 대표와 지역장을 투표로 선출한다. 서인경 지역의 송윤호 대표는 “전국구로 행사가 열리기 때문에 보통의 가수들처럼 서울 중심의 팬카페만 운영해서는 부족했다. 행사 운영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서 지역별로 집행부를 두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회원들도 ‘봄이 파더 인천’처럼 닉네임에 지역 이름을 넣어야 한다. 지역을 중심으로 정기 모임이 열리기 때문에 일종의 지역 커뮤니티 구실도 한다.

ⓒ시사IN 신선영어게인 회원들이 콘서트가 시작되기 전부터 모여서 송가인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있다.

인천 지역의 부총무를 맡고 있는 이미순씨(50)는 1년 전 해군인 남편을 따라 경남 창원시 진해구에서 인천으로 이사를 왔다. 아는 사람이 없었다. 집 안에만 있던 그에게 송가인의 ‘한 많은 대동강’은 우울을 벗어나게 해준 활력소였다. 팬카페 활동을 시작하면서 그에겐 소속 집단이 생겼다. “저희 아파트에 누가 사는지도 몰라요. 팬카페 회원들이 제일 자주 보는 이웃이에요.” 가족처럼 안부를 묻고 경조사를 챙기기도 한다. 1월9일에는 환갑을 맞은 팬카페 회원을 위해 미역국, 케이크, 와인을 준비해 깜짝 파티를 열었다. 이혼 후 가족과 떨어져 사는 허정씨(61)가 주인공이었다.

“눈물이 왈칵하더라고요. 이분들에게 평생 은혜 갚으려고요.” 혼자 여행 다니는 것이 취미이던 그는 사람 사귀는 재미를 새로 알게 되었다. 산악회, 동창회도 가봤지만 이런 소속감은 생전 처음이었다. 허정씨는 “여기 있으면 전화 벨소리가 다 같아서 울려도 누구 폰인지 알 수가 없다”라며 웃었다. 대표곡 ‘가인이어라’가 벨소리 인기곡이다. 휴대전화 케이스부터 배경화면, 메신저 프로필 사진은 모두 송가인이다.

팬카페 회원 대부분이 국악을 전공한 송가인만의 구성진 창법과 애절한 목소리에 ‘덕통사고(어떤 일을 계기로 한 대상에 몹시 집중하게 됨)’를 당했다. 팬들 사이에서는 ‘모든 장르의 음악을 소화해내는 소리꾼’ ‘한국 트로트 역사를 새로 쓰는’ ‘이미자를 뛰어넘는 트로트 여왕’으로 불린다. 특히 그의 노래에는 5060 세대의 향수를 자극하는 정서가 담겨 있다. 윤서영씨(56)는 “꼭 우리 얘기 같아서 계속 들어도 질리지가 않는다”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송가인 콘서트만 8회 다녀왔을 정도다. ‘서울살이 타향살이 고달픈 날에 엄마가 생각이 난다(서울의 달)’라는 구절을 들으며 돌아가신 어머니 생각에 하염없이 눈물을 흘린 적도 있다.

ⓒ시사IN 신선영각양각색의 굿즈와 팬카페에서 쓰는 닉네임을 머리에 단 송가인 팬.

‘어게인’ 카페에는 송가인 노래를 들으면 어렵게 살았던 지난 시절에 대해 위로를 받는다는 후기가 이어진다.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서 보여주는 소탈한 성격 등 인성에 대한 칭찬과, 공연 후 항상 팬미팅을 여는 등 팬들을 각별하게 대하는 일화 등 훈훈한 후기가 이어진다. 2012년 데뷔한 이래 7년간 긴 무명 생활을 겪었다는 사실도 회자되었다. “오랫동안 무명 가수였다가 이제야 실력으로 인정받게 되었으니까 우리가 아낌없이 밀어줘야죠.” 권씨가 송가인에게 빠진 이유다.

덕질의 기본은 ‘스밍(스트리밍)’이다. 팬카페에는 하루 수십 개씩 스밍을 인증하는 게시글이 올라온다. 차트 상위권에 송가인의 노래를 진입시키기 위해 열혈 팬들은 그의 곡을 온종일 틀어둔다. 허정씨는 지금까지 스밍만 4만3000번 했다. 멜론의 팬 커뮤니티인 ‘아지톡’에서 매일 팬들의 기록이 순위별로 집계된다. 허씨는 수많은 송가인 덕후들 중에서도 최상위권이다. ‘송가인님을 좋아하는 561,890명 중 94번째 팬입니다’라는 문구가 떠서 흐뭇했다고 한다. 다른 팬들에게는 부러움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하루에 정해둔 (스밍) 목표치를 채우면 나름의 성취감이 있다”라고 허씨가 말했다.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난관의 연속이었다. “멜론 가입 하나 하는 데 뭐가 그렇게 많이 필요한지…. 따라 하다가 전화기 던질 뻔했어요. 이런 걸 한 번이라도 해봤어야 말이죠.” 허씨가 멜론 계정을 만드는 데 4시간 30분이 걸렸다. 지난해 11월 첫 단독 콘서트에 가기 위해 그는 다른 공연을 대상으로 예매 ‘연습’만 100번을 넘게 했다. “맨 끝에 (자동입력 방지문자) 한글로 바꾸는 걸 잊어버려서 2초 정도 까먹었는데 좌석이 금방 없어지더라고요.” 독수리 타법 때문에 3층 먼발치에서 관람해야 했다고 그가 아쉬워했다.

주로 전화 기능만 쓰던 그의 스마트폰에는 이제 멜론, 아지톡, 아이돌차트 등 덕질을 위한 앱이 늘었다. 차트 상위권 진입을 위한 ‘총공(총공격)’ 게시글이 올라오거나 송가인 기사에 악성 댓글이 달렸다는 제보가 들어오면 달려간다. 반년 전만 해도 3만5000원씩 내던 폰 요금은 LTE 무제한 요금제로 바꾸면서 10만원으로 올랐다. 오로지 ‘스밍’을 위한 선택이었다. 그 외에도 송가인 CD 10장, 레코드판 3장, USB 7개를 구매해 주변 사람들에게 나눠주었다. 허씨는 그 돈이 전혀 아깝지 않다고 말했다. “그만큼 나도 힐링을 받으니까. 팬미팅 할 때마다 가인님은 우리가 있기 때문에 자기가 존재한다고 하는데 사실 가인님 때문에 우리가 이렇게 살 수 있는 거야.”

오후 3시30분쯤 성남 실내체육관 앞에 들어서자 송가인 외에도 정미애, 홍자 등 〈내일은 미스트롯〉 출연자의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가장 사람들이 몰린 곳은 어게인 천막 앞이었다. ‘가인이어라’ ‘서울의 달’ 등 송가인의 대표곡 메들리에 맞춰 춤을 추는 응원전이 팬카페 활동의 하이라이트다. 마이크를 잡은 진행자가 “오늘 누구 보러 오셨나요”라고 외치자 수십 명의 핑크빛 물결은 “송가인!” 하고 외쳤다. ‘사랑해요 송블리’ ‘가인 is 뭔들’ ‘트롯 여신 송가인’이라고 쓰인 깃발과 슬로건이 성남 실내체육관 앞에 나부꼈다. 뒤이어 도착한 권명섭씨와 허정씨도 핑크빛 응원 대열에 합류했다.

ⓒ시사IN 신선영한 어게인 회원의 휴대전화 케이스에 붙어 있는 송가인 사진.

주말마다 송가인 응원전에 나서는 까닭

어묵, 붕어빵, 커피 등을 나눠주는 ‘간식 부스’만큼이나 ‘스밍 부스’의 줄도 길었다. 팬카페 가입부터 스밍하는 법을 직접 알려주는 곳이다. 경기도 의정부에서 온 박연일씨(59)도 팬카페에서 배운 것이 전부이지만 도움이 되고 싶어 오전부터 부스를 지키고 있었다. “우리도 이런 게 다 처음인데 어르신들은 얼마나 어렵겠어요.” 게시글 3개, 댓글 10개를 올리고 나서야 팬카페 어게인의 일반 회원이 될 수 있다. 인터넷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시니어 세대에게는 진입장벽이다. 등업을 요청하는 글을 올리자 ‘좋아요 지금처럼 댓글 10번만 써주세요’ ‘링크 눌러 스밍하는 법 알아보세요’라며 상세히 알려주는 댓글 18개가 순식간에 달렸다.

이날 성남 실내체육관 앞에 모인 송가인의 팬 모두가 콘서트에 참석한 건 아니다. 응원 문화 자체를 즐기기 위한 이들이 많았다. 스탠딩석에서 좋은 자리를 확보하기 위해 밤을 새우거나 굿즈 현장 거래 때문에 공연장 주변을 맴도는 1020 팬들의 ‘겉돌이’ 문화는 원래도 있었지만, 공연장 앞에서 춤을 추고 퍼레이드까지 하는 모습은 〈내일은 미스트롯〉 전국 투어 콘서트가 진행되면서 자연스럽게 생겨난 문화다. 시작은 지난해 7월 경남 창원 콘서트였다.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시작된 응원전이 뜨거운 호응을 얻어 전국으로 퍼져나갔다. 이제는 지역별로 응원을 ‘품앗이’처럼 나눈다. 우리 지역 공연 때 도움을 받았으니 답방 차원에서 지원을 가는 식이다. 권명섭씨가 티켓 없이 송가인 공연장에 온 것도 서울, 수원, 안양에 이어 성남까지 네 번째다. 이날은 오후 2시와 6시 두 차례 콘서트가 있었다. 응원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30분까지 계속되었다.

주말마다 송가인 응원전에 다니면서 지병이 완쾌되었다거나 우울증을 극복했다는 후기가 팬카페에 심심찮게 보였다. 만성 위장병으로 고생하던 허씨도 더 이상 병원을 다니지 않는다. “가수님 못 보더라도 사람 만나는 맛에 온다(박연일·59)” “춤을 추면 쌓였던 스트레스가 풀린다(정찬곤·55)” 등 각자에겐 이 응원 문화에 빠지게 된 이유가 있었다. 팬카페 안에 안무팀이 따로 있어서 배우기 쉬운 간단한 동작을 만든다. 이들이 앞에서 추면 뒤에서 따라 하는 식이다. 안무팀으로 전국을 다니는 박미선씨(52)에게도 응원은 새로운 활력소였다. “지금까지 살림만 하다가 애들 다 크니까 적적했다. 여기 나와서 음악에 맞춰 응원하다 보면 아픈 곳도 잊는다.” 화상영어 회사를 운영하는 이성규씨(44)는 축제를 즐기러 왔다고 했다. “어떤 문화든지 연령이나 지역별 제한이 있어서 참여하기도 즐기기도 어렵다. 여기는 그 벽을 허무는 곳이다.”

ⓒ시사IN 신선영송가인 응원전이 끝난 뒤 어게인 회원들이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하루 종일 응원 대열 속에서 깃발을 흔들던 김용휘씨(61)는 곧 은퇴를 앞둔 베이비부머 세대다. 응원 열기를 보고 있다 보면 이 세대의 에너지가 상당하다는 생각이 든다. “가끔 우리가 잉여 세대 같다. 젊은 시절에 한가락 했던 사람인데, 우리가 가지고 있는 지식과 노하우가 청년들에게는 꼰대로 비춰지지 않나.” 그는 이런 응원 문화에 힘을 보탤 수 있다는 점이 만족스럽다.

응원전은 날이 어둑해지고서야 끝이 났다. 마지막에는 서로 원을 그리며 떼창을 하기도 했다. 광주, 대전, 부산 등 각지에서 올라온 팬들과 다 함께 모여 마지막으로 “송가인 파이팅”이라고 외쳤다. 응원이 끝나자 권명섭씨 이마에 촉촉하게 땀이 배어 있었다. “저 스스로도 놀라워요. 나에게 이런 모습이 있었나 싶어요.” 팬들은 부스를 해체하고 관객들 귀가 동선을 정리하는 것까지 도운 뒤 귀가했다. 권씨 일행은 송가인씨의 퇴근길 팬미팅은 보지 않기로 했다. 이튿날 충남 천안에서 열리는 콘서트에 가려면 체력을 아껴둬야 했다.

기자명 김영화 기자 다른기사 보기 young@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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