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롭지 않을 권리 특별한 한 사람을 가질 권리 황두영 (자유기고가) 2013년 10월20일 부산의 한 아파트 옥상에서 여성이 투신했다. 이 아파트에서 여고 동창과 함께 살던 60대 여성이었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A씨와 B씨는 고등학교 졸업 후 40년간 동거 생활을 해왔다. 그 아파트에서만 거의 20년을 살았다. 주로 B씨가 돈을 벌고 A씨가 살림을 했다. 아파트를 비롯해 모든 재산의 명의가 B씨 앞으로 되어 있었다. 이제 60대 초반, 100세 시대라는 말이 아무렇지도 않은 요즘 시대에 상속이나 재산 분할은 아직 먼 일이라고 생각했다. 둘의 동거 생활은 B씨가 말기 암 판정을 받으면서 위기에 빠진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함께 살고 싶습니다 황두영 (자유기고가) 혼자 살면 둘이서 살 때보다 주거비, 식료품비, 냉난방비, 전기 및 인터넷 비용 등 돈이 훨씬 많이 든다. 게다가 돈을 많이 들여도 별로 인간답게 살지 못한다. 단칸방에서 ‘다이소’ 물건만 사는데 왜 그렇게 돈 쓸 일이 많은지.혼자 사나 둘이 사나 사람이 살아가기 위한 기본 시설은 갖춰야 한다. 화장실, 부엌, 현관은 있어야 하고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도 필요하다.사회 초년생 시절, SH공사가 1인 가구를 위해 만든 원룸형 임대주택에 거주한 적이 있다. 반지하 원룸에서 수해도 입고 구옥에서 곰팡이와 씨름도 했던 나로서는 새 원룸에 ‘법 밖의 가족’을 위한 법이 필요한 이유 황두영 (자유기고가) 온라인 서점에서 진행한 2019년 ‘올해의 책’ 명단에 김하나·황선우 작가의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가 빠지지 않고 포함됐다. 제목 그대로 두 여자가 함께 사는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다. 40대 여성인 저자들이 함께 대출을 받아 아파트를 구입하는 과정부터 둘이 살기 시작하면서 겪은 에피소드를 실감나게 그린다. 이 책이 재밌는 에세이로서 읽는 맛 이상 흥행하는 것을 보며 혈연·결혼 이외의 방식으로 ‘함께 사는 삶’을 꿈꾸는 사회적 욕구가 특히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흔히 ‘동거’는 이성애나 동성애 같은 성애적 나, 이렇게 혼자 늙어 죽는 걸까? 황두영 (자유기고가) ‘생활동반자 관계’는 두 성인이 합의하에 함께 살며 서로 돌보자고 약속한 관계다. 혈연이나 혼인으로 맺어진 전통 가족 관계와는 구분된다. 2014년부터 입법 논의가 진행 중인 ‘생활동반자법’은 생활동반자 관계를 맺은 사람이 국가에 등록하면, 이에 따라 함께 살아가는 데 필요한 사회복지 혜택 등 권리를 보장하고 둘 사이의 분쟁을 합리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한다.고독과 외로움, 돌봄을 주지도 받지도 못하는 많은 사람이 우리 사회의 가장 큰 정책적 과제일지도 모른다. 생활동반자법은 ‘고독’과 이를 해결하기 위한 ‘돌봄’에 대한 법이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