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대 높은 그래미, BTS 계속 외면하긴 어려울 걸? 랜디 서 (대중음악 평론가) 연달아 날아온 방탄소년단의 수상 소식이 흥미롭다. 11월21일에는 아메리칸 음악상(American Music Awards·AMA)에서 대상 격인 올해의 아티스트 상(Artist of the Year)을 포함해 3관왕의 주인공이 되었고, 이틀 뒤인 11월23일에는 그래미상에서 팝 듀오/그룹 부문 후보에 올랐다. 작년과 비교할 때 AMA의 경우 일반 부문 상에서 대상으로 상승했고, 그래미에서는 똑같은 부문 한 개의 후보 지명만을 유지했다. 무슨 뜻일까.먼저 두 상의 성격을 알아볼 필요가 있다. AMA와 그래미는 모두 미국의 3대 주요 케이팝 선배의 묵직한 리액션 랜디 서 (대중음악 평론가) ‘리액션 비디오’라는 장르가 있다. 케이팝 뮤직비디오나 무대를 감상하는 자기 모습을 찍어 올리는 독특한 문화다. 가수 류세라는 현재 케이팝 리액션 비디오를 주로 올리는 유튜브 크리에이터로도 유명하다. 실은 평범한 ‘리액션’보다는 ‘전문가 코멘터리 비디오’에 가깝다. 그는 2010년 걸그룹 포화기에 데뷔해, 4년 동안 나인뮤지스로 활동하면서 케이팝이 지금의 양식을 갖추어가던 격변기를 직접 겪었다. 경험자이다 보니 일반 리액션 비디오보다 분석이 날카로울 수밖에 없다.그가 유튜버가 된 것은 제법 최근의 일이다. 걸그룹 후배들을 위해 할 나다, 내 몸이 곧 나이며 나의 것 랜디 서 (대중음악 평론가) 팬데믹 때문에 집에서 혼자 운동하는 이른바 ‘홈트’가 일상이 된 요즘. 나다의 ‘내 몸(My Body)’은 운동하며 듣기 좋은 노래다. 그의 힘찬 목소리를 듣고 있자면 기운이 절로 솟는다.나다는 2013년 걸그룹 와썹의 래퍼로 데뷔했다. 와썹은 미국 남부 힙합 스타일의 음악과 ‘트워킹(twerking)’ 안무를 내세운 팀이었다. 트워킹은 엉덩이를 뒤로 쭉 빼 위아래로 움직이는 댄스 동작으로, 이 춤을 처음 보는 사람들의 반응은 거의 늘 민망함으로 수렴된다. 실은 그 반응에 트워킹의 목적이 있다. ‘관객을 성적으로 도발하기.’ 민망한 슬픈 이야기로 손 잡아주는 가수, 안예은 랜디 서 (대중음악 평론가) 안예은의 노래에는 이야기가 있다. 한 소절만 들어도 배경과 장면이 떠오르며 그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게 된다. 주제는 다양하지만 그 큰 줄기에는 슬픔이 있다. 사실 슬픔의 정서란 한국 대중가요, 특히 발라드에서 꽤 인기 있는 요소다. 그러나 같은 발라드여도 안예은은 조금 다르게 접근한다. 그는 유행가 무리에서는 한동안 잘 보이지 않았던 이야기를 제시한다. 가장 크게 우는 순간보다는 울 만큼 다 울어서 허망해진 때를 조명하거나, 저항을 힘 있게 노래하지만 그 이면에 자리한 좌절에도 주목하는 식이다. 여기에 국악 음계와 비슷한 마이너 펜 미국 음악산업 시스템 ‘아미’가 전복했다 랜디 서 (대중음악 평론가) 9월 초부터 좋은 소식이 들렸다. 방탄소년단(BTS)의 신곡 ‘다이너마이트(Dynamite)’가 9월1일과 9일, 2주 연속 미국 빌보드 싱글 핫 100 차트 1위에 오른 것이다. 핫 100은 빌보드 중 가장 주목도가 높고 경쟁이 치열한 차트다. 3주째에 한 계단 내려와 2위를 기록했지만 적은 낙폭으로 여전한 인기를 보여주었다.올 것이 왔다고 보는 게 맞다. 방탄소년단의 지난 2년간 리드 싱글의 최고 순위를 살펴보면 각각 2018년 ‘페이크 러브(Fake Love)’가 같은 차트 10위, 2019년 ‘작은 것들을 위한 시’가 8위, 데뷔한 지 25년, 관성 없는 연예인 이기찬 랜디 서 (대중음악 평론가) 이기찬은 요란하지 않다. 하는 활동마다 화려하게 홍보하지는 않는다. 내년이면 데뷔한 지 25년이 되는 중견 연예인이지만 그래서인지 지겨운 느낌이 하나 없다. 팟캐스트 〈송은이 김숙의 비밀보장〉에서 보여주는 모습은 친근하기까지 하다. 청취자 고민 해결 사연에 맞춰 애절한 발라드곡 ‘플리즈(Please)’를 부르는 그를 듣고 있노라면 웃음을 참을 수 없지만, 그의 노래가 우스운 일은 한 번도 없다. 웃다가도 감탄하게 된다. 여전히 노래를 잘하기 때문이다.발라드 가수로 데뷔했고 많은 히트곡을 냈지만, 그의 음악 행보에 관성이란 없었다. ‘소녀 디바’ 딛고 ‘디바 이하이’로 랜디 서 (대중음악 평론가) 올해는 이하이를 자주 볼 수 있어서 좋다. 작년 말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와 전속계약을 끝맺고 올 3월 힙합 레이블 AOMG로 이적하며 새 출발을 했다. 신곡 ‘홀로(HOLO)’를 발표하며 JTBC의 〈비긴어게인 코리아〉의 새 멤버로 활약하는 등, 이하이는 2020년 가수 인생 2막의 첫 장을 보내고 있다.그는 처음부터 완성형 신인이었다. 2011년은 국내에 에이미 와인하우스나 아델처럼 묵직하고 리드미컬한 솔(soul) 보컬 유행이 퍼지던 해였다. 이하이는 SBS의 TV 오디션 〈케이팝스타〉에 출연해 열여섯 살의 나이로 영미권 나는 놈 위의 길 보이는 나는 이영지 랜디 서 (대중음악 평론가) 이영지는 올해 만 17세의 고등학생 래퍼다. 단단한 발성과 정확한 발음, 우직한 가사가 특징이다. 호방하고 붙임성도 좋아서 어딜 가나 분위기를 주도하는 이른바 ‘인싸’다. 이영지가 처음 유명해진 것은 2019년 방송된 엠넷 〈고등래퍼 3〉에서였다. 1회 초반 출연자들이 즉석으로 콩트 같은 대화를 하는 장면이 있었다. “교복 넥타이를 끝까지 매는 건 힙합이 아니다.” “자퇴를 하지 않으면 힙합이 아니다.” 물론 농담이었지만 은연중 ‘이런 게 힙합의 저항정신이다’라는 정형화된 생각에 기반한 대화였다. 이영지가 그들에게 물었다. “어디서 박경이 어리석은 선택을 한 걸까 랜디 서 (대중음악 평론가) 박경은 올해로 데뷔 9년 차가 된 가수이자, 아이돌이자, 프로듀서이자, 예능인이다. 그에게는 ‘뇌섹남’이라는 별명이 있다. tvN의 퀴즈쇼 〈뇌섹시대:문제적 남자〉에 출연하는 동안 멘사 테스트에 도전해 IQ 점수 156을 받으며 회원으로 인정받기도 했다. 발랄한 아이돌 래퍼였던 그에게 ‘똑똑하다’ ‘머리 좋다’는 수식어가 붙었다.작년 말이었다. 그의 이름이 별안간 뉴스의 중심이 되었다. 그는 개인 SNS를 통해 몇몇 아티스트의 실명을 거론하며 이들이 ‘사재기’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본래 사재기는 물건을 잔뜩 사들여 쟁이는 행위를 명언 쏟아내는 ‘인생 2회차’ 태현 랜디 서 (대중음악 평론가) 방탄소년단의 후속 그룹이자 현재 주목받는 신인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투모로우바이투게더(TOMORROW X TOGETHER, 약칭 TXT). 청춘의 감정을 영어덜트 장르 소설(YA Novel) 같은 세계관에 녹여내는 팀이다. 메인 보컬 태현은 그 속에서 선명하고 힘찬 목소리로 연기를 펼친다.2002년에 태어난 그는 팀 내 두 막내 중 하나다. 올해 나이 만 열여덟이다. 뚜렷한 이목구비가 특징인 그는 데뷔 전부터 수십 군데 연예기획사로부터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다고 한다. 지금의 회사를 고른 이유로 ‘자신을 위해 힘써줄 것 같아서’라 래퍼 문별 멋짐 폭발 랜디 서 (대중음악 평론가) 마마무는 멤버 각자의 캐릭터가 분명한 그룹이다. 얼굴도 스타일도 아주 다른 멤버들이 뛰어난 기량으로 꾸미는 무대를 보고 있노라면 꼭 네 명의 솔로 디바 합동 공연을 보는 것 같다. 문별은 그런 마마무의 메인 래퍼다. 네 명이 각자의 방식으로 독창적인 이 팀 안에 문별 역시 견고한 자기 영역이 있다.문별의 매력은 멋짐에 있다. 잘생겼다는 칭찬이 예쁘다는 말보다 더 마음에 든다고 한다. 예능에서는 일명 ‘느끼한’ 캐릭터를 밀고 있다. ‘느끼함’이란 주로 남성이 여성에게 수작을 걸 때 그 방식이 지나치게 자아도취적이라 ‘오글거림’을 유발 AOA의 찬미를 ‘찬미찬미해’ 랜디 서 (대중음악 평론가) 유튜브 하는 아이돌이 부쩍 늘어난 지금, AOA 찬미의 채널 ‘찬미찬미해’가 심상치 않다. 현재 구독자 17만명을 넘긴 채널은 그동안 ‘섹시 걸그룹’이라는 타이틀에 가려 있던 그의 똑 부러지는 모습으로 가득하다.찬미는 2010년 중학교 2학년 때 고향인 구미를 떠나 서울에 올라온 후, 짧은 연습 기간을 마치고 2012년에 AOA의 막내로 데뷔했다. 연습생 시기에는 데뷔를 못할까 봐 전전긍긍했다고 한다. 특기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스스로 다리 찢기 동작을 연습하는 등, 그는 절박한 마음으로 열여섯 살을 보냈다.2010년대 중반 AOA의 ‘자기 자비’를 실천하는 ‘진’ 랜디 서 (대중음악 평론가) 방탄소년단의 지난 앨범 주제는 ‘Love Yourself’였다. 나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탐구하는 건전한 메시지를 담았다. 그들도 나이를 먹은 탓일까. 데뷔 초 ‘No More Dream’같이 어리고 거친 이미지와는 사뭇 달라졌다. 현재처럼 자기 자비(Self-compassion)를 말하는 그룹이 되기까지 여러 가지 요소가 영향을 미쳤겠지만, 팀 내부에서 시작됐을 만한 영향으로는 이 그룹의 최연장자인 멤버 진의 존재를 빼놓을 수 없다.진은 팀의 맏이지만 리더는 아니다(두 살 아래인 RM이 리더다). 진은 형 같지 않은 형으로 유명하 완벽한 ‘사기캐’ 리사마저도 랜디 서 (대중음악 평론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인스타그램 팔로어를 보유한 케이팝 스타는 누구일까? 놀랍게도 한국인이 아니다. 타이(태국) 사람인 블랙핑크의 리사다. 지난 12월 넷째 주 현재 2780만명 넘는 팔로어가 그의 계정을 구독 중이다.리사는 블랙핑크의 메인 댄서이자 리드 래퍼다. 큰 키와 길쭉한 팔다리에서 나오는 힘 있는 댄스가 특징이다. 4개 국어를 구사하며, 영어 랩은 물론 한국어 랩 실력도 여타 한국 아이돌에 밀리지 않는 ‘사기캐’다.고향에서 그의 인기는 상상을 초월한다. 2000년대 말 2PM의 닉쿤이 한국에서 큰 사랑을 받은 것이 계기가 구하라가 떠난 세상 남은 자들이 할 일 랜디 서 (대중음악 평론가) 한 달여 만에 또 한 편, 젊은 사람의 부고를 쓴다. 너무 이르다. 비통함이라는 말로도 다할 수 없는 감정이다.구하라는 부단히도 열심히 살았다. 환상을 직조하는 아이돌 산업의 플레이어였음에도, 그는 지극히 현실적인 사람이기도 했다.구하라는 이름처럼 그가 중간에 합류한 걸그룹 카라를 ‘구하러’ 왔다는 이야기를 듣곤 했다. 그는 실로 복덩이였다. 그와 강지영을 영입하고 재정비한 카라는 마침내 무명기에서 벗어나 대형 스타가 되었다. 팬들의 지지로 서서히 인기를 얻은 성장 서사나 한 작곡팀과의 긴밀한 작업으로 연속성을 보여준 디스코그래피( 김재덕, 친구와 산다 그게 어때서? 랜디 서 (대중음악 평론가) 20년 전으로 돌아가 젝스키스의 팬에게 ‘미래에는 젝스키스 멤버와 H.O.T. 멤버가 함께 산다’라고 말하면 누가 믿을까. 화나 안 내면 다행일 것이다. 저 명제의 주인공 김재덕조차 믿지 못할지도 모른다. 그는 2009년부터 지금까지 10년째 H.O.T.의 토니 안과 한집에 살고 있다. 이들은 사이좋은 한 살 차이 친구이자 하우스메이트다.김재덕은 1997년 젝스키스의 멤버로 데뷔했다. 그는 귀여운 외모나 말투와 달리 몸을 사리지 않는 격렬한 퍼포먼스로 유명했다. 특히 이재진이 만들고 김재덕이 주로 선보인 ‘백다운(몸을 직립한 상태에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그녀의 미래와 기도 랜디 서 (대중음악 평론가) 그의 죽음 앞에 말을 잃는다. 누구의 목숨인들 소중하지 않겠냐마는, 앞으로 시간과 기회가 많았을 젊은 사람과의 갑작스러운 이별은 특히 상실감이 크다. 그가 우리와 함께한 시간을 조심스럽게 되돌아본다.설리, 본명 최진리. 1994년에 태어난 그는 2005년 SBS 드라마 〈서동요〉에 아역으로 출연하며 처음 대중에게 얼굴을 알렸다. 2009년 중학교 3학년 때에는 SM엔터테인먼트(SM)가 소녀시대의 뒤를 이어 야심차게 내놓은 걸그룹 에프엑스(f(x))로 데뷔했다. 하드코어한 사운드에 알록달록 기괴한 스타일링을 매칭한 에프엑스는 SM의 성유리의 낮고 다정한 목소리 랜디 서 (대중음악 평론가) ‘원조 비주얼 멤버’라 하면 핑클의 성유리를 꼽지 않을 수 없다. ‘비주얼 멤버’는 아이돌 그룹에서 외모가 가장 돋보이는 멤버를 칭하는 신조어로, 그룹 내 멤버의 역할이 패턴화되어 정착한 2000년대에 만들어졌다. 성유리는 이 단어가 생기기 전부터도 비주얼 그 자체였다. 그의 청순가련한 모습은 신인 그룹 시절 핑클을 대표하며 ‘가요계의 요정’이라는 별명을 얻게끔 했다. 가창력이 빼어나지는 않았지만, 우수에 찬 커다란 눈망울은 무대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서사를 전달하는 힘이 있었다.성유리의 다른 재능은 그 탁월한 외모에 가려져 충분히 스포츠 만화 주인공 같은 효정 랜디 서 (대중음악 평론가) 오마이걸의 효정은 꼭 만화 주인공 같다. 캐릭터 같은 동그란 얼굴과 웃음기 밴 목소리, 그리고 풍부한 표정이 특징이다. 멤버들은 효정을 ‘캔디 리더’라고 부른다. 눈물이 많은 편이라 ‘외로워도 슬퍼도’ 울지 말고 웃으라며 만들어준 별명이란다.효정은 늘 웃는 상이다. 요즘 출연 중인 엠넷(Mnet)의 〈컴백전쟁 퀸덤〉 (이하 퀸덤)만 봐도 사전 인터뷰나 무대 연습 동안 언제나 웃으며 멤버들을 독려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이래도 그만 저래도 그만인 사람은 아니다. “오마이걸이 이렇게 잘하는 팀이라는 걸 보여주자” “선배들에게 인정받고 크레용팝 출신 유튜버 ‘웨이’ 랜디 서 (대중음악 평론가) 과장을 좀 보태면 요즘 유튜브의 영향력은 텔레비전(방송사)에 견줄 만하다. 올해 4월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의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사용한 앱은 세대를 불문하고 유튜브였다. 텔레비전 속 스타가 유튜브로 역유입되는 일도 흔하다. 아이돌도 예외가 아니다.많은 아이돌이 유튜브를 적극 이용한다. 최근에는 엑소 멤버들이 개별 채널을 개설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유튜브는 기존 팀의 홍보 채널로서도 중요한 구실을 하지만, 이처럼 아이돌 개인이 팬들을 만나는 창구가 된다. 이들 중 일부는 아예 직업 유튜버라 불러도 될 만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