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분야 수상자인 〈경기대신문〉 박성현 기자(20)는 사진기자가 아니라 사회부 취재기자였다. 지난해 5월1일 노동절 행사 때였다. 아침에 행사장인 서울 여의도 공원에서 집회를 취재하고 있었는데, 오후에 집회 장소가 변경되면서 행사 참가자들은 지하철을 타고 이동하게 됐다. 군중을 따라 지하철을 탔던 박 기자는 환승역인 시청역 1호선 출구에서 갑자기 전경이 나타나 입구를 막는 모습을 목격하게 됐다. 지하철은 역에 정차하지 않고 그냥 통과했다. 이 때문에 한 시간 동안 시민들은 역에 갇혔다.
 

우연히 현장에 있었던 박 기자는 시민을 인터뷰하던 중 집회와 상관없는 무고한 시민들이 전경들에 가로막혀 오도가도 못하는 모습을 발견하고 사진을 찍었다. 사진기자가 아니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부족한 면이 있었지만, 반향은 컸다. 〈경기대신문〉 표지 사진으로 채택됐고, 그해 가장 인상 깊은 표지 사진으로 뽑히기도 했다.

A4판 신문 더 읽기 좋아

박 기자는 이 일을 계기로 사진에 매력을 느껴 취재기자에서 사진기자로 옮겨 활동한다. 〈경기대신문〉 서울지국장도 겸한다.

올해 창간 52년째인 〈경기대신문〉은 처음에는 신문판이었지만, 타블로이드판을 거쳐 지금은 A4 크기로 나온다. 들고 다니기 쉽고 ‘학생 친화적’ 판형이란다. 박씨는 “A4판은 수업시간에 몰래 읽을 수 있어 신문의 인기가 높아졌다”라고 농담을 던졌다. 과거에는 학보를 읽는 사람이 없어 신문이 남아돌던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배포량이 모자란다고 한다. 현재 발행부수는 4000부가량 된다.
 

〈경기대신문〉 박성현 기자는 사회부 기자였다. 취재 중 우연히 목격한 현장(위)을 담았다.

〈경기대신문〉 기자는 13명이다. 2주마다 발간되지만 매일 회의와 취재가 이루어진다. 서울 서대문구에 있는 지사와 경기도 수원에 있는 경기대 본캠퍼스 편집국을 오가야 한다. 과중한 업무를 견디지 못해 그만두는 친구도 있다. 힘들게 일해도 기자로서 보호받지는 못한다. 지난해 촛불 문화제 때 현장 취재를 위해 시위대 옆에 있던 한 선배는 ‘대학기자는 기자가 아니다’라는 이유로 경찰에 연행됐다. 학내에서도 이들을 기자로서 대우하고 지원하는 학칙이 없다. 성적과 ‘스펙’ 때문에 고민하다 떠나는 동료를 보면서 그도 씁쓸했단다.

하지만 투정하지는 않는다. “소소한 어려움 때문에 기사 질이 낮아질까봐 걱정된다”라는 박성현씨는 누가 봐도 ‘당당한 기자’였다.

기자명 박초롱 인턴 기자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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