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지 기자를 하다 보면 생체리듬이 마감 주기에 맞춰진다. 월요일은 상대적으로 여유롭다. 화요일이면 슬슬 긴장감이 들고 수요일이면 초조해진다. 목요일과 금요일은 마감 컨베이어 벨트가 정신없이 돌아간다. 마감 컨디션은 제각각이다. 이렇게 설과 추석 합병호까지 50호를 마감하면 1년이 금세 간다. 주간지 기자에겐 하루보다 일주일이 훨씬 빨리 가는 것처럼 느껴진다. 2017년도 그랬다.

표지에 찍히는 발행일은 유통기한이다. 보통 마감일을 기준으로 8~11일 뒤 날짜가 찍힌다. 지방 독자들의 경우 배송이 늦어져 유통기한이 가까워질 무렵에야 받아보기도 한다. 신년 첫 호부터 발행일을 조정해 종전보다 사흘 뒤로 늦췄다. 발행일 조정뿐 아니라 2018년 지방 독자를 위한 배송 서비스 개선도 준비하고 있다.

또한 2018년 〈시사IN〉은 ‘지방’을 연간 주요 화두로 삼았다. 지난 12월21일 29명이 희생된 제천 화재 참사 당시 소방 책임자는 말했다. “소방서 한곳에서 한꺼번에 30~40명이 출동하는 서울이라면 상황이 달랐을 것이다. 안타깝지만 여긴 시골이다.” 생명 존중에는 중앙과 지방 차별이 없어야 한다. 안전도 마찬가지다.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걸 제천 참사는 보여주었다.

‘지방 소멸’은 이제 우리 앞에 성큼 다가온 현실이다. 지방 소멸이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로 2018년 첫 커버스토리를 내놓는다. 현실을 먼저 진단한 뒤 재생은 어떤 방향으로 진행되어야 하는지 다음 호에 담을 계획이다. 2018년 6월에는 지방선거도 예정되어 있다. 〈시사IN〉은 지방 토호 권력의 감시도 게을리하지 않을 것이다.

지방 소멸 커버스토리를 보고 편집국장을 지낸 김은남 콘텐츠사업단장이 말했다. “지방 소멸이 아니라 언론이 소멸될 지경인데, 발등의 불부터 꺼야 하는 것 아니냐.” 맞는 말이다. 국내외에서 프린트 미디어 소멸 소식이 들려온다. 지금 이 칼럼을 쓰는 12월26일 〈시사IN〉 특별취재팀 주진우·차형석·천관율·김은지·김동인·전혜원·김연희·신한슬 기자가 ‘안종범 업무수첩 51권 전권 단독 입수 및 연속보도’로 제35회 관훈언론상 권력 감시 부문상을 받았다. 수상을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는 게 정기 구독자 추이 때문이다. 위기감을 느낄 만큼 정기 구독자 수가 감소하고 있다. 엄살이 아니다. 새해부터 탐사보도 후원 캠페인을 시작한다(19쪽 캠페인 광고 참조). 여러분의 후원은 ‘안종범 업무수첩 특종 보도’ ‘MB 프로젝트’ ‘스텔라데이지호 67일 추적기’ 등 다른 언론에서는 볼 수 없는 〈시사IN〉만의 탐사보도로 보답하겠다. 독립 언론 〈시사IN〉을 지켜달라는 간절한 호소로 2018년을 시작한다.

기자명 고제규 편집국장 다른기사 보기 unjusa@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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